
감아
w. 윤 슬
“지민씨, 이거 복사 좀!”
“지민씨, 여기 커피!”
“지민씨, 여기전화!”
“지민씨,”
“지민씨!”
신입사원은 언제나 정신이 없다.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여기저기서 부탁해 오는 목소리들. 아니, 부탁이라는 단어보다 시킨다, 라는 의미가 더 적절할 것 같다. 이 회사에 출근한 지 3일 된 지민은 꽁지 빠지도록 부서 안을 뛰어다니는 중이다.
“하아아아-”
퇴사할까. 겨우겨우 자리에 앉은 지민이 한 숨을 내뱉었다. 3일 만에 퇴사 할 생각이라니. 그 정도로 힘들었다. 대학교에서 조교 생활을 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6시 칼 퇴근이라더니 칼 퇴근은 무슨, 입사 첫 날부터 야근을 했다. 공무원을 하던가 해야지. 속으로 상사 욕을 퍼붓는 지민이다.
“지민씨, 잠깐 내 방으로.”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힘없이 터덜터덜 팀장의 방으로 향했다. 오늘은 또 무슨 용건일까 하고. 하아, 팀장 실에 들어오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한 숨을 쉬어버렸다. 아, 망했네.
“지민씨, 힘들어요?”
“아, 아니에요!”
무언가 압박해오는 민팀장의 말에 저도 모르게 군기가 바짝 들어선 지민이다. 상사 앞에서 한 숨을 쉬다니 내가 미친거지. 속으로 자신을 무한 번 자책했다. 이윽고 들려오는 윤기의 말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 결론은 다시 해 오란 소리다. 오늘 참 운도 지지리도 없구나, 서류를 들고 터덜터덜 자리로 돌아오는 지민에 지미의 옆 자리에 있는 김대리가 말을 걸었다.
“지민씨, 또 깨졌어?”
놀리듯 웃으며 말하는 태형에 지민의 입술이 삐쭉 튀어나왔다. 팀장님은 나만 갖고 그래.. 괜히 신경질적이게 워드를 두드렸다. 나중에 집에 가면 다 이를 거야 다짐하면서.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퇴근할게요.”
“저도 퇴근할게요.”
“그럼 저도 이만.”
하나 둘 씩 일어나는 소리에 지민도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집으로 향했다. 아니, 할려고 했다.
“지민씨, 오늘 야근해야 할 것 같은데?”
저를 붙잡는 이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네..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먼저 갈게요, 머쓱하게 웃고는 작은 목소리로 파이팅 하고 자리를 뜨는 태형을 보며 지민은 울상을 지었다. 마지막 남은 팀원이었는데. 태형에게 울상인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주고는 팀장의 자리를 쳐다보았다. 윤기는 그런 지민을 바라보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이제 우리 둘만 남았네.”
지민이 윤기에게로 한발 한발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윤기의 앞에 도달하자,
“그러네요.”
하고는 지민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둘은 팀장실 쇼파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뭐, 다들 예상했듯이 이 둘은 사귀는 관계. 오늘부로 거의 2년 째 열애중이다. 지민이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 학교에 다닐 때부터.
“회사 생활은 어땠어?”
“너무해요, 맨날 나만 꾸짖고.”
“미안해, 괜히 오해받을까봐.”
다정하게 물어오는 윤기의 말에 지민이 입술을 삐쭉거리며 투덜투덜 불만을 호소했다. 물론 윤기에게는 그저 귀여운 투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런 투정을 부티는 입술에 윤기는 갑작스레 입을 맞추었다. 쉴 세 없이 움직이던 지민의 입술이 윤기에 의해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멈추었다. 이 형이 진짜.
“뭐예요, 갑자기.”
“뭐 어때 우리 둘 밖에 없는데.”
윤기의 매혹적인 말이 지민을 홀렸다. 그래도 여기 팀장실인데.. 지민이 뭐라 꿍얼거리자 윤기는 그런 지민을 보며 피식 웃었다. 괜찮아, 이 한마디를 하고는 그대로 지민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딪쳤다. 두 혀가 야릇한 소리를 내며 꿀이 음식에 발리듯 서로 뒤엉켰다. 한 번 씩 이러는 것도 나름 스릴 있는 거일수도. 지민이 입꼬리를 올리며 눈을 살포시 감았다. 윤기의 한 손은 지민의 뒤통수를 지탱하고 다른 한 손은 지민의 정장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고 있었다.
“아, 잠깐..!”
윤기가 지민의 성감대인 허리를 쓸자 지민이 몸을 부르르 떨며 윤기의 손 위로 지민의 손이 겹쳐졌다. 이윽고 윤기가 지민의 귀에 대고 괜찮아, 하며 속삭이자 지민이 힘을 조고 있던 자신의 손에 힘을 풀었다. 예전부터 윤기는 지민과 관계를 가질 때 괜찮아, 라는 말을 하며 지민을 타이르곤 했다. 그 결과는 아주 효과적. 윤기의 손이 지민의 벨트를 풀고 속옷을 벗겨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차가운 윤기의 손이 지민의 것에 닿자 지민은 몸을 떨며 자지러지늠 신음소리가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하읏, 형..!”
지민의 것을 움켜잡고 위 아래로 흔들었다. 윤기의 손동작이 빨라지자 지민의 신음소리는 나날이 거칠어졌다. 점점 지민의 허리가 꿈틀거리고 마침내 지민의 것이 윤기의 손에 울컥 하고 정액을 토해냈다.
“아, 형 진짜..”
“귀여운데, 왜.”
발갛게 상기된 얼굴을 자그마한 두 손으로 가리고 어쩔 줄 모르는 지민에 윤기가 지민의 손을 치우고 입에 입맞춤을 했다. 방금 전 지민의 것이 토해 낸 정액을 지민의 뒤에 바르고는 손가락을 집어넣자, 지민이 조금 고통스러운 듯 무거운 신음소리를 해소했다. 점점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가며 지민의 뒤를 거의 다 풀었을 때 쯤, 3개 까지 들어간 윤기의 손가락을 뺐다. 하으, 갑자기 빠져나간 손가락에 허전한지 작게 신음소리를 흘리는 지민에 윤기가 피식 하고는 실소를 흘렸다.
“힘 빼고.”
윤기의 것이 지민의 구멍에 맞춰지고 서서히 넣기 시작했다. 아흑, 형, 살살, 천천히이.. 말꼬리를 늘려가며 윤기의 팔을 꼬옥 붙잡았다. 말꼬리 늘리는 게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지민은 알까. 지민의 뒤에 넣었던 윤기가 점점 피스톤 질을 하며 스피드를 높여갔다.
“아, 형..!”
“형 말고, 하, 다른, 거.”
윤기의 말에 지민이 입 밖으로 다른 호칭을 내뱉었다.
“팀장, 아, 팀장니임..!”
“지민씨, 내가 말꼬리 흐리지 말랬는데,?”
자꾸 그러면 벌을 받아야지. 이 말을 끝으로 윤기의 허릿짓이 더욱 빨라졌다. 그런 윤기의 반응에 지민은 윤기의 밑에서 신음 소리를 흘리느라 침도 못 삼키고 삼키지 못한 침이 지민의 턱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윤기의 피스톤 질이 빨라지자 따라서 정신없이 흔들리는 지민의 다리를 윤기가 잡아서 자신의 허리에 감게 만들었다. 점점 둘의 관계는 절정으로 닿았고, 지민의 것은 애액을 분출하여 사정없이 온 곳에 튀고 있었다.
“팀, 팀장님..! 저, 갈 것 같,..!”
지민의 말을 끝으로 윤기가 지민의 안에 사정하는 동시에 지민도 윤기의 배에 사정했다. 윤기가 자신의 것을 지민의 안에서 빼지 않고 지민의 위로 철푸덕 하고 쓰러졌다. 방안에는 거칠게 몰아쉬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존재했다.
“아, 집에 가서 하자니까요..”
“가는 동안 내가 어떻게 참아.”
지민의 투정을 받아치는 윤기에 지민이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어서는 몰라요, 하고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했다. 지민의 허리를 붙잡는 윤기의 손만 아니었어도. 지민이 물음표가 가득한 얼굴로 윤기를 바라보자, 윤기는 뭘 묻느냐는 식으로 지민을 바라보고는 입을 뗐다.
“한 판 더 해야지.”
여기서 하는 것도 처음인데. 윤기가 지민의 허리를 붙들고 다시 위치를 맞추었다. 그 날 밤, 윤기의 팀장실 안에서는 두 남자의 신음소리가 쉴 세 없이 들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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